Theatre moai/film rev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빛을 잃은 캐릭터

김귤c 2011. 6. 25. 02:13




빛을 잃은 캐릭터


 
그야말로 전형적인 히어로 무비다. 판에 박히다 못해 철저하게 예상 가능하다. 선악구도, 캐릭터 모든 설정이 한 10년 전 쯤 본 것들이다. 물론 전형적이란 것이 단점으로만 볼 수는 없지만 트렌드를 잘 읽어야할 슈퍼히어로 오락영화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잘 난놈 잘되고 못 난놈 못되는 한물간 캐릭터 설정은 그냥 그렇다 치더라도 캐릭터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도 없고 선악대립의 동기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철지난 캐릭터는 감안하더라도 받쳐줄 이야기가 부실하니 캐릭터 매력은 쟁쟁한 다른 히어로들이랑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을 정도다.

 
슈퍼히어로가 탄생하는 과정과 악당을 상대하는 이야기모두 밋밋하기 그지없다. 원작을 보고 이미지 구현에만 정신을 쏟은 건 아닌지 의심된다. 온통 빛으로 가득한 영화 속에서 정작 캐릭터, 이야기는 빛을 잃고 만다. 낡은 화법을 구사하려했다면 짜임새라도 있었어야 했다. 결국 오락영화를 빛내는 것은 이야기인데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은 이야기에 정성을 들이지 않았다
.

 
좋다. 한철 오락영화에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겠다. 눈요기라도 충족시켜다오. 하지만 초록빛 볼거리도 쉽게 싫증난다. 몸이 부딪히는 것보다 녹색 CG남발 대결을 하니 초반 잠시 신기하다가 금세 지루해진다. 초능력이 강한 것은 알겠는데 뭐든지 뚝딱 만들어 내다보니 액션의 박진감은 줄어들고 긴장감도 쉽게 증발된다.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CG를 영화 내내 신기해하기엔 시대가 너무 좋아졌다
.

 
요즘 슈퍼히어로 영화들은 생존하기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요란한 볼거리에 공을 들이거나 안티히어로의 존재에 집중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은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이야기도 볼거리도 캐릭터도 그저 오락영화 한편 만들어내는데 급급한 가벼운 수준이다. 스크린 가득 초록빛이 활약하지만 캐릭터도 이야기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감독 마틴 캠벨 (2011 / 미국)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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