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 "당신의 아내로 죽는 다는 것... 괜찮습니까?”
“나는 죽습니다.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의 아내로 죽는 다는 것... 괜찮습니까?”
하루하루를 허비하며 내일 없이 살아가는 양아치 강재, 조직의 보스가 된 친구 용식에게도 이용당하며 무시 받는 신세다. 희망 없는 밑바닥생활에 건달생활로 매일을 연명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 전 위장 결혼한 여인의 사망소식을 전해 듣는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여인 파이란의 장례식과 주검을 찾아가면서 강재는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저 한몫 벌기위해 위장으로 결혼해준 자기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파이란, 그런 마음을 알아가면서 강재는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따스함을 느낀다. 세상의 차가운 냉대와 무시 속에서 살아오던 강재는 생애처음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강재는 변화하는 자신을 바라본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강재는 방파제에 앉아 파이란이 남긴 편지를 읽으며 오열한다. 강재는 이렇게 진심으로 눈물을 흘렸던 적이 아마 없었을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강재는 마음을 바꾸게 된다. 뒤늦게 찾아온 사랑의 후회와 고마움으로 통곡한다. 세상은 강재를 삼류라고 무시했지만 그녀는 강재는 사랑으로 바라봤다.
“나는 죽습니다. 너무나 잠시였지만 강재씨의 친절 고맙습니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보고 있는 사이에 강재씨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 여기 사람 모두 친절하지만 강재씨가 가장 친절합니다.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 까요. 강재씨 내가 죽으면 만나러 와주실래요?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의 아내로 죽는 다는 것 괜찮습니까? 응석 부려서 죄송합니다.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어서 죄송합니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 사랑하는 강재씨 안녕.”
강재는 편지를 읽고 사랑을 느꼈고 자신이 진짜 살아있음을 느꼈던 것 같다. 살아있는 것 같지도 않는 밑바닥생활에선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사랑을 넘어 자신이 잊고 살았던 삶을 찾은 강재. 하지만 너무 뒤늦게 찾아온 사랑, 너무 뒤늦게 찾아온 삶. 생애 마지막 강재는 파이란을 가슴에 앉고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파이란이 그녀의 사랑 강재를 가슴에 앉고 죽음을 준비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