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radio/album rev2012. 6. 21. 11:26

 

 에미넴의 시대, 에미넴의 인생

 

 

Marshall Mathers

 

흑인문화 중심에서 혈혈단신으로 혁명을 일으킨 에미넴. <The Marshall Mathers LP>로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수많은 수상을 남겼다. 어디 이뿐인가. 힙합계를 뒤집어 놓으며 역사를 다시 썼다는 찬사는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 전 앨범 <The Slim Shady LP>으로 에미넴의 이름을 알렸다면 <The Marshall Mathers LP>는 본격적으로 에미넴 시대를 연 앨범이다.

 

데뷔앨범인 <Infinite>가 너무 존재감이 미미한 인디앨범인 탓에 첫 메이저앨범인 <The Slim Shady LP>를 본격적인 데뷔앨범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2집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The Marshall Mathers LP>를 2집으로 불러야 할지 3집으로 불러야 할지 그냥 메이저2집으로 불러야 할지 애매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이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10년 넘게 듣고 있는 ‘Stan'이 아직도 이렇게 죽여주는데.

사실 에미넴은 백인래퍼니 문제아니 하는 이슈키워드들로만 설명하기에는 아까운 인물이다. 에미넴이 슈퍼스타급 거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죽여주는 랩 실력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역대급 실력으로 레전드급 돌풍을 일으킨 래퍼가 백인이었을 뿐이다. 물론 에미넴의 실력에게 세상 빛을 보게 해준 닥터드레의 은총을 빼놓을 순 없다.

 

The Real Slim Shady

 

전 앨범은 냉소, 조롱의 혈기왕성한 모습이었다면 <The Marshall Mathers LP>는 감성적이고 훨씬 더 분노하고 사색한다. 자신의 본명으로 앨범 명을 지어서 그런가, 앨범 명에서부터  앨범 전체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때론 충격적이기까지 한 파격적인 가사와 논란을 부지런히 양산하는 지나치게 솔직한 가사들. 자기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자기생각을 토해내고 싶어 한다. 이전 앨범 ‘My nam is'에서부터 생각했지만 ‘The Real Slim Shady', 자신을 나타내는 'Slim Shady', 자신의 본명 ’Marshall Mathers' 등 여러 곡에서 자신을 담아내고 불같이 쏟아낸다. 마치 한풀이처럼. 어머니를 비하하는가 하면 여러 아이돌스타를 향한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그에게 랩은 세상과 통하는 통로이며 굴곡 심한 인생을 뱉어 내는 입이다. 그래서인가. 그의 진정성이 처절하게 느껴진다. 파격적일 만큼 솔직하고 직설적인 그의 랩이 인기를 위한 가식이 아님은 자연스레 증명된다. 격앙된 목소리로 외치는 에미넴의 감정과 분노에 어두운 그의 유년 시절, 그의 인생이 녹아 있는 것은 꼭 가사를 해석해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에미넴의 랩을 듣는 것은 그의 인생을 듣는 것 같고, 태풍같이 펼쳐진 에미넴 시대에 영화 같은 그의 인생을 겹쳐서 생각하게 한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나... 가사는 다를지 몰라도 본인의 의도는 다를지 몰라도 들을 때마다 그렇게 느껴진다.)
자신을 버린 아버지, 지독한 가난, 마음 둘 곳 없었던 어린 시절. 힙합은 그의 유일한 ‘이유’였을 것이다.

 

Stan

 

에미넴의 랩은 넘치는 재치는 물론 작가적 구성까지 보여준다. 특히 ‘Stan'은 한편의 치밀한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하다. 저질 영어실력이라 모든 가사를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 전설이 된 명곡 'Stan', 'My Name is'의 연장선에서 자아를 거침없이 쏟아낸 ’The Real Slim Shady', 개인적일지 모르는 애청트랙 ‘Under The Influence’, ‘Drug Ballad’, ‘Bitch Please II', 록감성의 ’KIM' 등 그 명성에 걸맞게 거의 모든 트랙이 모두에게 대단한 지지를 받고 있다. (개인마다 호불호는 있겠지만)

 

실력있는 래퍼는 많지만 이렇게 험난한 드라마를 가진 인물은 없다. (아마도?) 자신의 인생으로 자신의 시대를 연 것이나 다름없는 어떤 상징과도 같은 존재. 그렇게 된 시간자체가 전설이고 역사가 된 존재. 스타를 넘어 전설이 되기까지, 랩을 알고 실력을 갈고 닦은 순간들, 닥터드레를 만난 순간, 불행했던 유년 시절의 여러 순간들, 데뷔 후 폭발적인 흥행기록을 세운 순간, 힙합계를 뒤집어 놓은 곡을 발표한 순간, 딸을 만난 순간. 어느 순간이 에미넴 그에게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을까. 그리고 에미넴의 시대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순간을 만들어 줬을까.

 

 

 

 

'Eminam - The Marshall Mathers LP' 2000

 

01 Public Service Announcement 2000
02 Kill You 
03 Stan
04 Paul (Skit)
05 Who Knew
06 Steve Berman
07 The Way I Am
08 The Real Slim Shady
09 Remember Me?
10 I'm Back
11 Marshall Mathers
12 Ken Kaniff (Skit)
13 Drug Ballad
14 Amityville
15 Bitch Please II
16 Kim
17 Under The Influence
18 Criminal

 

 

Eminem - The Marshall Mathers Lp
아티스트 : Eminem
출시 : 1999.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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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귤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