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radio/album rev2012. 5. 14. 13:43

 

 

인디음악 주류화의 선봉장

 

 

 

 

인디음악이 주류음악처럼 상품화 되고 양적으로 커졌다는 말이 아니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 이렇게 질주하는 인디음악의 기세는 선봉장은 크라잉넛의 ‘말달리자’덕이다.


 

지금이라고 인디음악의 여건이 여유 넘치는 것은 아니겠지만 예전보다 인기와 관심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장기하와 얼굴들’, ‘10cm’, ‘브로콜리 너마저’ 등. 이젠 주류와 비주류, 인디음악과 대중음악으로 나누기도 애매해졌다. 계속해서 스타가 탄생하고 어느 히트곡 못지않은 대중적인 음악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인디음악은 어렵다는 편견도 많이 완화된 상태. (개인적으로 ‘인디’라는 카테고리 안에 음악을 묶어 놓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 인디음악 안에도 힙합도 있고 펑크도 있고 재즈도 있다. 해당 장르와 함께 하는 것이 마땅하다. 꼭 주류음악과 다른 것처럼 선을 그어 따로 분류하는 것은 편견만 더 쌓을 뿐이다. 인디는 장르가 아니라 음악을 대하는 태도이며 문화 일뿐.)


 

암튼 현재 인기 있는 인디밴드들은 특별한 TV출연 없이도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인디음악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이들은 바로 ‘크라잉넛’이다. 대중에게는 생소한 인디밴드의 펑크록(이 역시 생소한) 음악이 히트곡을 넘어서 노래방단골18번까지 되었다. 그야말로 이변이자 대박. 기성세대와 주류를 거부하고 저항했던 목소리 “닥치고 내말 들어!”는 이제 대중의 속을 뻥 뚫어주는 청량제 같은 소리가 되었다. 아마 90년대 후반 IMF를 비롯한 답답한 사회 속에서, 대중은 그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뭔가를 갈구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꾸며지지 않고 날것 그대로인 크라잉넛의 외침은 그 스트레스를 풀어주기에 적합했다.

 

 

 

날것의 쌩 음악

 

기존질서를 저항, 권위에 반항, 직설적인 비판. 이 펑크정신이 앨범 전 곡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게다가 그냥 펑크가 아니었다. 크라잉넛에 의해 철저히 국산화된 ‘조선펑크’! 꽉꽉 막힌 사회 속 젊은이들의 공식 해소가(歌)가 된 ‘말달리자’를 비롯 거의 모든 곡에서 저항의 외침을 들을 수 있다.


“닥치고 내말 들어”, “내가 뭘 어쨌다고 날보고 어쩌라고”, “난 여길 떠나고 싶어” 등 노랫말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 속 시원하다. (‘파랑새’가 가장 시원.)


1집이 가장 매력적인 것은 가장 덜 세련되었기 때문. 부족한 여건이 느껴지고,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쌩’ 사운드. 당시 조금은 서툴고(지금에 비해) 부족한 시설 속에서 어렵게 탄생한 이 앨범의 소리는 펑크정신으로 가득 찬 노랫말과 상당히 어울린다. 반항과 저항의 목소리와 가장 부합했던 앨범이다. 풍족한 여건 속 세련된 소리였다면 이정도의 감흥은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크라잉넛 최근 앨범이 성장한 실력과 풍부한 음악을 들려줌에도 1집만큼의 매력은 못 느꼈던 것 같다. 1집은 아무것도 거치지 않고 날것을 ‘쌩’으로 전해 듣는 감흥을 무척 받았다.


인디라고 부르기엔 너무 주류가 되어버린 크라잉넛.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인기가 너무 많아 졌을 뿐.) 차비까지 털어 호두과자를 사먹으며 끼니를 때우던 그때, (크라잉넛이란 밴드이름은 이렇게 지어졌다고 한다.) 팔딱팔딱 뛰어오르는 날것의 음악을 외쳤던 1집. 1집 같은 음악은 다시 나오기 힘들겠지. 변한 시간과 세상, 사람만큼 음악도 변하기 마련. 다만 닥치고 말달리듯 ‘쌩’ 으로 달리는 크라인넛 음악의 무차별 질주가 멈추지 않길 바랄 뿐.

 

 

'크라잉넛 1집 말달리자' 1998

 

01 묘비명

02 갈매기

03 말달리자

04 접속

05 파랑새

06 검은새

07 펑크걸

08 요람을 흔드는 돈

09 뻔데기

10 안웃껴

11 성냥팔리 소녀

12 허리케인

13 싸나이

 

 


말달리자

아티스트
크라잉넛
타이틀곡
말달리자
발매
1998.08.01
앨범듣기

 

Posted by 김귤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