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re moai/film rev2012. 9. 28. 00:40

 

 끝까지 밀어붙이는 냉혹함, 그 뚝심

 

<공모자들>은 에너지와 뚝심이 강력한 영화다. 연기와 연출 모든 부분에서 그렇다. 현대사회의 어둠을 신랄하게 까발리려는 감독의 고집은 대단하다. 한 치의 양보도 타협도 없다. 작정하고 장기밀매의 현장은 잔혹하게 파헤친다. 장기밀매사건을 향한 감독의 분노마저 느껴진다.

 

드라마로 이야기를 포장하거나 재미를 위해 신파나 유머를 끼워 넣을 분위기도 허용하지 않는다. 표현의 수위도 상당히 높다.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편한 마음으로 즐기기는 힘들다. 조금의 힘도 잃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냉혹하고 비관적인 분위기를 밀어 붙인다. 조금의 여유도 없는 이 우울한 분위기를 불편하게 여길 관객들도 꽤 많을 것이다. 감독의 차갑고 비관적 시선에 긴장하며 동조하거나 거부감이 들거나. 중요한 것은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연출의 뚝심과 에너지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차기작을 자연스레 궁금하게 만든다. 어두운 현실을 거침없이 사실적으로 보여주려는 감독의 뚝심만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임창정의 변신

 

 

연출뿐이 아니다. 계속 이어지는 극단적인 장면들을 무리없이 소화하는 연기 역시 에너지 넘친다. 다른 주조연들의 연기도 볼만하지만 임창정의 변신이 돋보인다. 코믹한 서민 캐릭터 전문배우였던 그가 진지한 캐릭터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놀라운 변신이다. 사투리가 조금 어설프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이런 에너지는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시종일관 무겁고 사실적인 분위기로 달려가니 숨돌릴 틈이 없다. 편안함과 잔재미가 들어갈 틈이 없다는 말이다. 또한 반전은 애매한 느낌이 강하다. 물론 충격적이지만 영화 전체와 동떨어져 보이고 억지로 반전 강박에 끼워 맞춘 느낌마저 든다. 이야기 속 여러 복선들이 낳은 반전이라기보다 생뚱맞게 툭 튀어나온 모양새다. 허를 찌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충격은 쉽게 증발되고 이야기를 말끔하게 마무리 짓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자들>은 긴장감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 연기와 연출의 뚝심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어둠을 사실적으로 들춰내려는 감독의 고집과 기존이미지를 벗고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한 임창정. 감독에겐 다음 작품을 임창정에겐 더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Key: 임창정, 신인 감독, 사건

 

(포스터 및 스틸: Daum)

 

 


공모자들 (2012)

7.3
감독
김홍선
출연
임창정, 최다니엘, 오달수, 조윤희, 정지윤
정보
범죄, 스릴러 | 한국 | 111 분 | 2012-08-29

Posted by 김귤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