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의 결과물
패닉은 항상 예상밖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기대하던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대와는 정반대의 음악을 내놓았고 음악적으로 당혹스러움과 새로움,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줬다. 3집은 어디로 튈지 모르던 1집과 2집의 연장선에서 그들의 무게와 중심을 잡아주는 앨범이다. 패닉은 대중의 인기를 얻을 수록 '유행가'가 아닌 '음악'을 하려고 했다.
세상을 향한 조롱과 명랑, 젊음, 반항, 따뜻함 등이 공존하던 재미넘치던 1집과 말랑한 음악을 기대하던 팬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기괴하고 음산한 2집. 그러면서 매니아층은 더 튼튼해졌고 그들은 진화해갔다. 3집 역시 진화의 중간에 있는 앨범이다.
Panicillin shock
모두 날 비웃고 외쳐 '더 위로 더 빨리'
헌데 이것도 괜찮아 거꾸로 세상을 보니
새론 리듬속에 헌 믿음이 바뀌어
네게 줄 수 있는 건 이것 뿐이야
Panicillin shock
어어 제발 이제 속도를 낯춰 그러다 언젠가 다쳐
이제 형식을 좀 갖춰 멈춰 이제는 그런 말 망쳐 좋았던 기분만
모두 다 누구나 해야되는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은 싫구나
정말 장난이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어야지
흥분이 되지 튀지 즐겁지 웃지 히히히
내가 네게 오직 네게 줄 수 있는 건 이것 뿐이지
Panicillin shock
(인트로부터 외치는 세상을 향한 반항 혹은 오기, 대중들의 취향에 맞는 음악은 싫단다. 난 이런 음악을 할테니 들을테면 들으라는 재미충만 오기.)
- 타이틀 역시 예상밖의 음악이었다. 그 당시, TV에 한번이라도 더 나오기 위해 곡길이를 줄이고 줄이던 판에 박힌 아이돌 유행가들을(요즘도 마친가지지만) 조롱하듯 곡길이는 가요 치곤 꽤 긴 6분21초를 자랑한다. 또한 달팽이의 따뜻함 (사실 타이틀은 '아무도'였지만) UFO의 발랄한 풍자를 이어 3집의 타이틀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는 성찰이었다.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내 바다 속에는 깊은 슬픔과 헛된 고민들 회오리치네
그 바다 위에선 불어닥치는 세상의 추위 맘을 얼게해
때론 홀로 울기도 지칠 때 두 눈 감고 짐짓 잠이 들면 나의 바다
그 고요한 곳에 무겁게 내려가 나를 바라보네
난 이리 어리석은가 한 치도 자라지 않았나
그 어린 날의 웃음을 잃어만 갔던가
초라한 나의 세상에 폐허로 남은 추억들도
나 버릴 수는 없었던 내 삶의 일분가
나 어릴 적 끝도 없이 가다 ,지쳐버려 무릎 꿇어버린 바다
옛날 너무나도 고운 모래 파다, 이젠 모래위에 깊은 상처 하나
행복하고 사랑했던 그대와 나, 생각만으로 웃음짓던 꿈도 많아
그런 모든 것들 저 큰 파도에 몸을 맡겨
어딘가 가더니 이젠 돌아오지 않아,
바다 앞에 내 자신이 너무 작아 흐르는 눈물 두손 주먹쥐고 닦아,
많은 꿈을 꾸었는데 이젠 차마 날 보기가 두려워서 그냥 참아
그때 내가 바라보던 것들 아마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눈을 감아
나의 낡은 서랍속의 깊은 바다 이젠 두눈 감고 다시 한번 닫아
(3집이 이전 앨범과 다른 점은 '성숙과 성찰'이다.)
'태양을 먹어치울 용기'를 가졌던, 세상을 향한 오기로 가득했던 패닉의 음악이 정말 좋다.
01. Panicillin shock (intro)
02. 숨은그림찾기
03.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04. 태엽장치 돌고래
05. 뿔
06. 희망의 마지막 조각
07. 단도직입
08. 오기
09. 여행
10. Red Sea of Red Tea (inst.)
11. 미안해
12.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edit)
패닉(Panic) /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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