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re moai/film rev2012. 1. 29. 10:53





권력의 부조리를 향한 화살


 사회고발영화가 관객들로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적잖은 관심과 인기를 받은 영화도 있었지만, 특히 <도가니>는 영화특성상 저예산이라는 벽을 극복하고 흥행을 뛰어넘어 사회를 움직이는 역할까지 했다. 최근 부정부패, 부조리, 비리 가득한 사회 속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발산할 통로만을 찾고 있었던 모양이다. <부러진 화살> 역시 그 현상을 이어간다. <도가니>와 마찬가지로 분노로 관객을 영화 속에 강점동참 시킨다. 지금 이 사회가 얼마나 꽉꽉 막혔는지, 권력의 부패가 얼마나 심한지 <부러진 화살>의 흥행몰이를 보면 대충 짐작이 간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가 잘 만들어져야 한다.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도록 말이다. 아무리 의미가 좋아도 영화 완성도가 허술하면 말짱 헛것이다. 일단 <부러진 화살>은 재미있다. 감정의 과잉폭발 없이도 부드럽고 강하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간다. 화법이 노련하다. 모든 배우가 좋은 연기를 보였지만 단연 안성기가 돋보인다. 이야기의 진정성, 설득력은 대부분 안성기가 연기한 캐릭터 김경호로부터 나온다. 이야기의 처음과 끝, 핵심까지 책임지고 있다. 조금 오버하면 안성기의 영화나 다름없다. 안성기는 관객의 감정이 이입되도록 매력적인 연기를 펼친다. 힘주지 않고 강하게 연기하는 능력은 단연 안성기다. 그밖에 문성근의 연기가 눈에 띈다. 현실에서 그의 정치활동을 알고 있다면 부패한 보수 판사 연기의 능숙함을 재미있게 볼 수밖에 없다.

 
<부러진 화살>은 흥행중이다. <도가니>에 이어 또 다시 의외라는 반응. 하지만 영화의 내용을 보면 이 흥행은 절대 의외가 아니다. 튼튼한 내공으로 노련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다. 다만 사건의 진실에 대해선 뜨거워진 가슴을 식히고 냉철한 머리로 따져볼 문제다. 문제가 발견된다면 그 비판은 더욱더 빈틈없이 냉철해져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사법부, 권력을 향한 활시위만큼은 진실해 보인다. 이 땅의 권력이 부패로 얼룩진 것은 진실이니까.





부러진 화살
감독 정지영 (2011 / 한국)
출연 안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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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귤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