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re moai/film rev2011. 10. 2. 18:01




재밌으나 또 기억하고 싶진 않다


 그렇고 그런 액션영화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늘 똑같다. 늘 똑같은 문제, 이야기다. 액션영화가 재미없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억에 오랫동안 남기기는 더 어렵다. <콜롬비아나>는 어떤가. 볼만한 액션, 딱 그뿐이다.

 <본 얼티메이텀>, <매트릭스> 등의 수준급 액션영화를 두고두고 보게 되는 이유가 뭔가. 액션을 빛내주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가 설득력 있고 촘촘하다. 악당은 또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한마디로 이야기가 액션만큼(혹은 보다) 죽여준다. 하지만 <콜롬비아나>는 일단 악당부터 볼품없다. 거창하게 등장하더니 알고 보니 동네건달이다. 이런 찌질이를 상대하려고 그 많은 사람을 죽였던가.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게 막강한 킬러라면 당장 들이닥쳐서 처단해도 되었을 텐데, 가족이 살해당할 때까지 뜸 들이는 건 또 뭔가. 악당을 무시무시하게 묘사했더라면 이런 걱정 안 해도 됐을 텐데, 악당 하나 너무 비리비리해서 이야기에 민폐가 보통이 아니다. 복수 동기는 단순명쾌해서 나쁘지 않으나 감정과 흐름을 너무 끊어 먹는다. 단순한 동기인데 공유하기가 힘들다. 감정공유까지는 포기하더라도 복수의 쾌감이라도 찾으려 했으나 그것마저 미약한 수준이다. 과정은 이해하기 힘들고 동기와 설정은 빈구석이 너무 크다.

 
또 하나의 여전사 탄생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영화는 킬링타임용 이상의 존재가치는 없다. 재미는 부인하고 싶지 않으나 기억에서 금방 지우게 된다.





콜롬비아나
감독 올리비에 메가톤 (2011 / 미국,프랑스)
출연 조 샐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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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귤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