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re moai/film rev2011. 5. 10. 15:48





조촐한 추억으로 웃기고 울리는 솜씨가 일품


 <과속스캔들>도 그랬고 <써니>도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흥미를 끌만한 점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과속스캔들>은 성공적인 웰메이드 코미디를 만들어 냈다. <써니>도 별 다르지 않다. 특별할 것 없는 추억여행이다. 참 눈이 안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재미있다. 조촐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솜씨가 일품이다. 이제 강형철 감독의 이름 석자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겠다.

 그렇다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재료들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다 써먹어 왔던 익숙한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재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살아나도록 센스있게 조합해야 한다는 것. <써니>의 감동과 웃음은 그랬기 때문에 가능했다. 조촐한 재료들의 상호보완을 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니 더 이상 맛일 수가 없다. 

 친구와 함께한 추억이야기는 편한 소재이지만 너무 흔해서 흥행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정형화된 캐릭터와 이야기에 더 이상 흥미를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써니>는 정형성으로 재미를 보여줬다. 감독의 솜씨와 더불어 튀진 않지만 자기자리에서 역할에 충실한 배우들의 힘도 크다.

 남자들이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영화는 종종 있었다. <친구>, <바람>이 대표적이다. <써니>는 여성들이 더 웃고 더 감동받을 것이다. 여성들의 감성과 공감대를 재치 있고 탁월하게 담아냈다. 그것도 남자 감독이. 개인적으로 여성판 <바람>으로 생각하며 영화를 봤다.

 이로써 강형철 감독은 본인의 솜씨가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그의 다음 작품은 그의 이름만으로 기대시킬 것이다. 


 



써니
감독 강형철 (2011 / 한국)
출연 유호정,진희경,고수희,홍진희,이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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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귤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