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re moai/film rev2011. 5. 3. 16:07

 




페그와 프로스트의 깨알 같은 패러디

 

 페그와 프로스트 콤비의 변종장르 놀이가 SF로 넘어왔다. 유쾌한 원작 비틀기로 뜨거운 녀석이 되어도 봤고 좀비와 싸워도 봤다. 이번엔 외계인이다. 페그와 프로스트의 영화에는 두 개의 에너지가 공존한다. 재기 넘치는 패러디의 원작 비틀기와 시화비꼬기다. <황당한 외계인: 폴>에선 사회비판의 힘은 조금 죽었고 시종일관 낄낄대는 농담과 패러디를 보여준다.

 

 SF덕후 그램과 클라이브처럼 페그와 프로스트 역시 영화덕후가 틀림없다. 깨알같은 패러디의 향연을 보면 영화를 만들면서 낄낄대며 즐겼을 것 같다. <E.T.>로 시작하더니 <에일리언>의 시고니위버로 끝을 맺는다. 황당한 매력에 깨알 같은 재미. 패러디도 패러디 나름이지 대충 흉내만 내다간 욕먹기 십상이다. 탄탄한 캐릭터와 함께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어야 한다. 페그와 프로스트의 수준급 패러디는 보는 이도 즐기게 한다. 물론 아는 만큼 웃을 수 있다. 영화의 디테일한 패러디와 시시콜콜한 농담까지 즐기려면 미국대중문화와 패러디된 영화에 대해 박식해야 한다. 이에 관한 지식이 없는 관객은 재미를 찾지 못할 것이다.

 

 지구인보다 더 평범한 외계인덕분에 SF적 분위기는 소박한 편이다. 외계인과의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는 부분. 수다와 패러디를 보며 낄낄대는 영화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폴은 다시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다. 지구인으로 따지면 소싯적 좀 놀아본 아저씨인 폭은 아직 보여줘야 할 것이 분명 더 남아 있을 것이다.

 

 페그와 프로스트의 변종장르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다음이 무척 기대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팬들에게 만큼은 서비스만점의 영화다. 뜨거운 녀석들의 황당한 이야기가 다음엔 어떻게 이어질지 벌써 기대된다.

 

황당한 외계인: 폴
감독 그렉 모톨라 (2011 / 프랑스,영국)
출연 사이먼 페그,닉 프로스트,제이슨 베이트먼,크리스튼 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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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귤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