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re moai/film rev2011. 5. 4. 01:27




보험사 홀로 그들의 손을 잡기에는 역부족



 사회에서 떠밀려 죽음을 강요받는 사람들
. 수많은 사회적 타살을 한 보험사의 개인적 희생으로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틱장애를 앓고 있는 노숙자, 빚쟁이를 피해 숨어 지내는 소녀가장,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청소부, 의지할 곳 없는 기러기아빠. 이들에게 죽음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몸부림이다.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그들의 손을 다 잡아 주기에는 보험사의 손은 모자란다. 처참하고 익숙한 이야기에 적절한 해결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수상한 고객들> 역시 마땅한 해결방식을 내놓지 못한다. 현실에서도 없는 해결을 영화에서 바랄 수는 없지만 문제에 대한 고민이 소극적인 것은 썩 개운치 못한 느낌을 준다.

 고군분투하는 보험사만큼 류승범 역시 홀로 열심히 뛰어다닌다. 영화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류승범의 활력. 류승범이 영화 끝까지 홀로 완투하는 반면 다른 배우의 연기는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성동일과 박철민이란 배우를 비효율적으로 활용한 탓도 있다. 그리고 박철민의 새로운 캐릭터 연기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웃음보다 드라마에 중심을 둔 영화지만 이야기가 그리 촘촘하지는 않다. 현실의 매서움을 그대로 담아내려 애쓰다가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억지로 끼워 맞춘다. 문제의식만큼 결말에 고민을 더 했어야 했다. 해결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관객과 고민하려는 흔적이 있었어야 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용의자는 없다. 모두의 잘못 같기도 하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도 같다. 그렇게 용의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것이 익숙해 질만큼 견고한 사회구조, 수많은 사회적 타살이 이어지는 이 구조가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


 



- 기자들이 그렇게 괴롭히더니 류승범이 부쩍 말이 많아 졌다.


수상한 고객들
감독 조진모 (2011 / 한국)
출연 류승범
상세보기

Posted by 김귤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