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히어로 올스타전, 축제는 계속된다
설마설마 했다. <어벤져스>는 엄청나게 매력적인 소재임에도 건드리기 어려운 작업이다. 영화로 압축정리하기가 상당히 힘든 크고 방대한 이야기에, 각각의 스타배우와 히어로를 모으는 제작비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산만하고 난잡해지기 쉬운 프로젝트다. 발전된 기술력으로 흉내는 낼 수 있을지 모르나 관객을 만족시키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누구나 상상해왔지만 설마설마했던 것. 그런데 그 상상을 만들어 냈다. 그것도 관객을 만족시킬 만큼 제대로.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된다는 그곳, 역시 할리우드다. 그리고 역시 마블이다.
마블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어젠져스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아이언맨>, <인크레더블 헐크> 등의 영화들로 차근차근 쌓아오더니 급기야 <퍼스트 어벤져>로 <어벤져스>의 탄생을 본격적으로 예고한다. 그리고 드디어 프로젝트를 완성해냈다. 그 끈기와 치밀함에 박수를 보낸다.
적당한 이야기와 적절한 유머
그냥 완성한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배분하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히어로 각자의 이야기와 개성이 너무 강해서 이야기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캐릭터가 너무 많아 이야기가 산으로 갈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멋지게 해냈다. 작품성을 논할 정도는 아니지만 (논할 필요도 없지만) 기막힌 슈퍼히어로 쇼를 만들어 냈다. 각각 캐릭터의 특징과 성격을 적절하게 소모했고 불필요한 구구절절함도 넣지 않았다. 축제답게 이야기는 가볍고 쉽게 액션은 놀이기구처럼 짜릿하게 오락영화의 쾌감을 넘치게 선사한다. 시시각각 터지는 유머는 아주 제대로다. 액션과 액션사이 빈 공간에 이야기진행으로 인한 하품은 허용하지 않는 다는 듯, 깨알 같은 유머로 재미를 꽉 채운다. <어벤져스>는 축제 같은 영화다. 심각하고 진지한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 자체로 재미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어벤져스>는 영리했다. 적당한 이야기와 적절한 유머는 <어벤져스>가 액션만이 전부가 아닌 즐기는 영화임을 보여준다. 또 그래야만 한다. (다만 마블의 이전 영화를 봐야지만 100% 즐길 수 있다. 마니아라면 200% 즐길 수 있을 것.)
보기드문 액션
후반 액션 하이라이트인 시가전은 단연 돋보이는 볼거리다. 딱히 새로워서가 아니다. 보기 드문 슈퍼히어로 팀액션 때문이다. 또 어디서 이런 팀플레이를 보겠는가. 모이기 쉽지 않은 올스타전처럼 그저 즐기면 되는 것. 이런 영웅들이 크로스오버되어 한자리에 모이는 상상, 눈앞에 펼쳐진 상상을 설레는 마음으로 마음껏 즐기면 된다. 그리고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어김없이 엔딩크레딧 후 영상으로 다음을 예고한다. 어벤져스 멤버가 다 덤벼도 상대가 안 된다고 하는 무시무시하게 막강한 타노스가 나온다. 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또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 말도 안 될 것 같았던 <어벤져스>도 이렇게 등장했으니 다음시리즈도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 끝나지 않는 마블축제를 계속해서 즐기고 싶다.
(원작의 이야기를 떠나서 마블을 대표하는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울버린이 안보이니 못내 아쉽다. 판권문제를 원활히 해결해서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울버린, 헐크, 토르 등의 화려한 라인업을 볼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엔딩크레딧 끝나지도 않았는데 불 좀 켜지 맙시다. 극장관계자분들... 최소한 쿠키영상은 보고 불을 켜든지... 어서 나가라고 등 떠밀린 기분.
key: 슈퍼히어로, 어벤져스, 마블,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
(포스터 및 스틸 출처: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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