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re moai/film rev2011. 5. 3. 15:25



유리위에서 미친 듯이 춤추는 기분

 

 

 완벽을 위한 소름 돋는 열망이 스크린에 넘쳐흐른다. 백조가 되려는 니나의 야망은 압박에 짓눌려 강박이 되고 불안감에 떠밀려 광기가 된다. 니나에게 집, 동료, 무대 전부는 자신을 짓누르는 것들이다. 피할 곳도 기댈 곳도 없다. 불안감과 두려움을 광기로 맞설수록 니나의 정신을 분열되어가고 자신을 잔혹한 어둠속으로 밀어 넣으려 한다. 떠밀려 움직이는 듯 니나의 열망은 영화 내내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인다. 소름 돋는 광기의 묘사는 보는 관객도 소름 돋게 할 정도다. 압도적인 심리묘사가 고조되어 갈수록 나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압도적인 심리묘사의 힘은 엄청나다. 심리스릴러와 드라마, 어느 쪽으로 흘러가도 영화의 무시무시함이 바뀌지 않는 것은 영화 내내 줄지 않는 힘 때문이다. 거침없는 연출은 충격적이지만 니나의 심리를 본능적이고 솔직하게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다. 니나의 미친 듯이 움직이는 불안감을 보여주려면 표현도 미친 모습이어야 했던 것이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압도적인 연출 속에서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도 압도적으로 빛난다. 니나가 백조에서 흑조로 변해가면서 나탈리 포트만 연기도 소름 돋게 변신했다.


 <블랙스완>은 니나의 강박을 타고 시종일관 불안과 압박이 가득한 영화다. 안정감이 있는 시점이 거의 없다. 광기가 고조되어 갈뿐이다. 언제 파괴될지 모르는 유리위에서 미친 듯이 춤추는 기분, 바로 그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유리가 금이 가고 산산조각이 나도 춤은 멈추지 않았다. 끝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으니까. 

  


블랙스완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2010 / 미국)
출연 나탈리 포트만,밀라 쿠니스,뱅상 카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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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귤c